본문 바로가기

DATA/인터뷰

[15.04.15] (인터뷰) 레드벨벳의 유쾌한 '단기 기억상실증', "6차례 1위 소감이 하나도 기억안나요"

http://www.sportsseoul.com/?c=v&m=n&i=199187






[스포츠서울]“그런데 우리, 무대 위에서 뭐라고 얘기했지?”, “모르겠는데, 기억나지 않아.”


걸그룹 레드벨벳(웬디, 아이린, 슬기, 조이, 예리) 다섯 멤버가 집단으로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그러나 정신적-육체적으로 멤버들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다. 역학조사를 해볼 것도 없이 증상의 원인은 분명하다. ‘벅차오르는 감격’ 그리고 ‘얼떨떨함’이다.


레드벨벳 멤버들은 지난달 27일 KBS2 ’뮤직뱅크‘에서 ‘아이스크림 케이크’로 데뷔 후 첫 음악방송 1위에 오른 직후 모두 눈물을 흘렸다. 마이크를 잡고 소감을 밝히긴 했는데 자신들이 뭐라고 했는지 모른다. 최근 만난 레드벨벳의 슬기는 “처음 1위를 했을 때 멍했고, 꿈꾸는 것 같았어요. 너무 얼떨떨하고 그냥 놀라웠어요.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이 안나는거예요”라고 말했다. 웬디도 “멤버들끼리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 뭐라고 했지?’라고 서로 물어도 아무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어요”라고 덧붙였다. 


레드벨벳은 ‘아이스크림 케이크’로 이날 ‘뮤직뱅크’에 이어 28일 SBS ’인기가요‘, 31일 SBS MTV ‘더 쇼’, 4월 1일 MBC 뮤직 ’쇼! 챔피언‘, 2일 엠넷 ‘엠카운트다운’, 4일 MBC ‘쇼! 음악중심’까지 모두 1위를 기록, 총 6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케이블과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올킬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런데 6차례 모두 수상소감이 기억안나는 건 마찬가지다. 슬기는 “신기한 게 매번 1위할 때마다 무대에서만 내려오면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처음 1위를 하던 날 이들은 진기한 경험을 하나 더 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로부터 가장 먼저 축하 전화를 받았다. 이 프로듀서는 웃으며 “1위 축하한다”고 말했는데, 멤버들이 이 프로듀서와 전화 통화를 한 것은 처음이었다. 조이는 “소녀시대 선배님들도 매니저를 통해 축하 인사를 전해주셨어요. 저희 방송을 자주 모니터 해주시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고마운 선배님들이에요”라고 감격해했다.


레드벨벳은 지난달 17일 발매한 첫 미니 앨범 ‘아이스크림 케이크‘로 국내 각종 음원 및 음반차트 정상에 올랐음은 물론 아시아 3개 지역 아이튠즈 종합 앨범차트 1위, 아시아 5개 지역 팝 앨범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두드러진 성적을 내고 있다. 미국 유명 매체 빌보드가 지난 한 달간 미국과 전 세계에서 유튜브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K팝 뮤직비디오 TOP 10을 발표한 순위에서도 이곡은 1위에 올랐다.  


아이린은 “지난해 2차례 디지털 싱글만 냈는데 처음 첫 미니 앨범을 작업하며 부담감도 있었어요. 지난해엔 저희를 알리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뭔가 성과를 내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도 있었고요. 회사에서도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미국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등 저희에게 많이 신경써 주셨거든요”라며 “모든 부담감을 이번에 해소하게돼 기뻐요. 저희를 위해 고생하고 응원해준 회사 스태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했다는 생각도 들어요”라고 뿌듯해했다. 


레드벨벳 멤버들은 “아이스크림 케이크 활동 이후 이제 팬들이 저희 팀을 거리에서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이제 레드벨벳만의 색깔을 찾아가며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할 게요. 지켜봐주세요”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